공식 웹사이트: https://www.nps.gov/grca/index.htm



그랜드 캐년 사우스림 "세계적인 관광지에 내가 와 있구나"
그랜드 캐년 노스림 "대자연의 한 가운데 내가 서 있구나"
사진 한 장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신비로움, 카메라 따위에는 안 담기는 비현실감!
눈으로 보고 심장으로 느껴야지만 비로서 진가를 알 수 있는
대자연의 선물, 태초의 신비 그랜드 캐년 사우스림

한국인들에게 가장 유명한 미국 국립공원인 그랜드 캐년. 옐로우 스톤이나 요세미티는 몰라도 유명한 그랜드 캐년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이곳은 '거대한 협곡'이라는 이름에 걸 맞는 스펙터클한 풍경을 간직한 곳이다. 그랜드 캐년 앞에 덩그러니 놓여진 나 자신을 돌아 보면 인간이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를 비로소 깨닫게 된다.

그랜드 캐년 국립공원은 콜로라도 강을 사이에 두고 북쪽의 노스림(North Rim)과 남쪽의 사우스림(South Rim)으로 구분되어 있다. 두 Rim간의 거리는 평균 10마일, 16km정도이지만 바로 건너가는 길이 없어 사우스림에서 차를 타고 노스림으로 가려면 220마일, 354km을 돌아가야 하고, North/South Kaibab 트레일을 따라 걸어갈 경우(Rim to Rim Hike) 21마일, 34km를 걸어야 한다. 콜로라도 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같은 장소이지만 각각 접근하는 도로와 방향이 완전히 달라서 시간이 없는 관광객이라면 둘 중 어디를 가야 할 지 미리 선택해야 한다.

여행 계획을 세우는 분들로부터 종종 듣는 질문이 "그랜드 캐년 노스림과 사우스림 중 어디를 보는 게 더 좋을까요" 혹은 "사우스림을 갈건 데, 노스림도 볼까요"이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둘 다 가보는 것도 좋지만 한 번의 여행에서 그랜드 캐년을 두 번이나 가는 사치를 부리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노스림은 방문객이 많지 않아 아직 개발이 덜 된 조용한 곳, 사우스림은 유명세에 걸맞게 개발이 많이 된 대중화된 곳이다. 아무래도 사우스림이 엘에이나 라스베가스에서 오기가 편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그랜드 캐년의 모습 역시 사우스림일 것이다.

사우스림의 평균 고도는 해발 7,000ft, 2,134m이다. 여름철 낮 최고 기온은 화씨 80도 전후, 섭씨 22-26도이지만 한여름 밤이라도 날씨가 나쁘면 섭씨 0도까지 떨어질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라스베가스에서 사우스림을 갈 때 후버댐을 지날 수도 있고 도중에 Seligman을 지나는 등 Route 66의 분위기를 한껏 즐길 수 있다. 대부분 애리조나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황량한 느낌이 들고 사우스림에 거의 도착할 무렵 Kaibab National Forest에 들어가면 키 큰 소나무들을 많이 볼 수도 있다.

사우스림의 가장 큰 장점은 다채로움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답게 많은 편의시설들이 즐비하다. 사우스림의 캐년 빌리지에는 여섯 개의 호텔과 여러 개의 lodge들이 있으며 다양한 식당들과 가게 등 편의시설이 많다. 셔틀버스 접근 지역까지 포함하면 트레일도 많고 뷰포인트도 많다. 사진 찍기도 수월하고 먹고 쉬기에도 좋다. 그래서인지 언제나 사람들로 붐빈다. 남쪽 출입문 바로 바깥에 Tusayan이라는 마을이 있어 그 곳의 숙박업소와 식당을 이용할 수도 있고, 1시간-1시간 반 쯤 떨어진 Williams나 Flagstaff에서 숙박할 수도 있다.

사우스림은 4계절 내내 문을 열어 언제나 입장이 가능하지만 노스림은 5월 중순부터 11월까지만 차량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노스림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포장도로인 AZ-67은 매년 5월 15일에 오픈을 해서 공식적으로는 12월1일에 폐쇄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늘 보아오던 그랜드 캐년의 웅장한 사진들은 대부분 사우스림의 Classic View인데, 지역이 광활하고 개발이 많이 되어 있어 전망대 뿐만 아니라 Kolb Studio, Hermits Rest, Watchtower등의 Historic Building 볼거리들이 풍부하다.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3월부터 11월 사이에 Bright Angel Trailhead부터 서쪽 지역은 일반 차량이 못 들어가고 셔틀버스만을 이용해 접근하도록 되어 있다. 나머지 빌리지 근처의 장소들 역시 복잡함을 줄이고 환경을 위해 수시로 운행하는 무료 셔틀버스들이 있어 관광객들이 차를 세워 놓고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를 유도하고 있다. 보너스로 출입문에서 멀지 않은 Tusayan 마을에서 Imax를 불 수도 있고 공항으로 가면 항공투어도 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사우스림의 전망대를 크게 세 군데로 나누어 보면 Visitor Center 부근의 전망대, 셔틀버스를 타고 들어가 보는 Hermit Road 지역의 전망대, 비즈니스 센터에서 동쪽 출입문으로 나가는 AZ-64를 따라가며 보는 전망대 관광, 이렇게 세 구역으로 나눌 수 있다. 사우스림을 따라 계속 걸을 수 있도록 트레일이 만들어져 있긴 하지만 셔틀버스와 트레일을 적절히 활용하여 모든 전망대를 다 돌아보려면 하루가 바쁘게 지나간다. 서쪽 지역 셔틀버스를 타고 들어가 다시 나오는 데만 최소 2시간, 비즈니스 센터 부근 전망대와 전시물 관람에 2시간, 캐년 빌리지 안의 가게와 식당 이용, 역사적인 건물들을 돌아보는 데 추가 시간이 필요하니 이 지역만 제대로 보려면 반나절로도 부족하다. 동쪽으로 나가면서 마지막 포인트인 Desert View까지 곧장 달리면 30분-40분이면 되지만, 전망대를 다 보고 지나가려면 그만큼 시간이 더 걸리므로 사우스림을 '그냥 보고' 지나가는 데만 하루가 꼬박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많은 관광객들이 일정은 바쁘고 비슷한 캐년의 풍경을 하루 종일 보는 것도 지루하다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이 모든 곳을 꼼꼼히 들여다 보는 일은 드물고 일정에 맞춰 필요한 부분만 보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으니 본인의 상황에 맞게 계획을 세우면 좋을 것 같다.

각 국립공원마다 입장료가 있는데 인원 상관없이 1-7일 무제한 입장료는 차량 당 $35, 오토바이 $25, 자전거 $15이다. 1년간 무제한으로 입장 가능한 Agency Pass는 $80에 구입할 수 있다.(엔틸로프 캐년은 불포함)

관광버스에서 내려 첫 그랜드 캐년의 장대함을 맞닥뜨리고는 우와, 악, 대박, 세상에!! 하며 감탄에 환호성을 실컷 내지른 후 사진 몇 장 찍어대고 다시 바쁘게 버스에 오르기 보다는 조금 더 여유 있는 일정을 짜서 사우스림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하이킹도 하고 명상도 하며 뼈 속까지 시린 칼바람을 맞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오랜 시간의 흔적을 감탄하는 일, 평소에는 결단코 경험할 수 없는 이 얼마나 흥분되고 멋진 일인가 말이다. 햇살 좋은 날 그랜드 캐년은 어디서든 근사한 포토존이 된다. 매점에서 샌드위치 하나 사서 광활한 골짜기들을 천천히 들여다 보면 여기가 과연 지구일까, 어디서 갑자기 외계인이 툭 하고 튀어 나오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죽기 전에 꼭 한번은 와 봐야 할, 태초의 자연 모습을 그대로 고스란히 수줍게 간직한 곳이 바로 그랜드 캐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