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 위에서 곤돌라를 타고 오솔레미오를 불러보자
눈만 돌리면 가득한 명품샵을 아이쇼핑일지라도 폼 좀 내보자
이 모든게 호텔 안에서 가능하다는 말씀-베네시안 호텔 쇼핑 몰

이탈리아 베니스가 내 눈 앞에 펼쳐진다. 천장을 가득 수놓은 새파랗게 푸른 하늘과 어울리는 뭉게 구름은 이탈리아 화가의 작품이고 수로 위로 관광객을 가득 태운 곤돌라가 유유히 떠다닌다. 중세 유럽의 분위기가 물씬 나는 건축물로 지어진 상점들은 예술의 경지를 넘어 황홀감마저 안겨준다.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같은 명품에서부터 작은 기념품, 초콜릿까지 없는 게 없는 베네시안 호텔 쇼핑 몰 Grand Canal Shoppes을 둘러봤다.

고풍스런 가로등 위로 보이는 왠지 축축한 느낌의 파란 하늘, 그런데 자세히 보면 하늘 사이사이 툭 튀어나온 부분들이 눈에 띈다. 인공하늘을 진짜와 같은 입체감을 주기 위해서 만든 것이다. '하늘도 가짜로 만들다니, 치사한 놈들..'이라는 말이 유행했을 정도다. 목이 아플 정도로 고개를 젖혀 하늘을 바라본다. 누가 그렸는지 참 감탄만 절로 나온다. 아름답고 예술적이며 실제 하늘을 보는 듯 생생했다. 호텔 내부에서 첫 눈길을 사로 잡는 파란 하늘은 처음 방문한 관광객들을 촌놈으로 만들어 버리기에 딱 좋은 수단이었다.

이 쇼핑 몰만 들어가면 길을 잃기 십상이다. 지도를 잘 보고 직감적 온 몸 네비게이션을 총동원 해야 한다. Grand Canal, 말 그대로 대운하 쇼핑 몰인 이곳은 실내 한가운데 떡하니 강이 흐른다. 배가 다니는 운하가 마치 우리를 그대로 이탈리아 베니스로 옮겨 놓은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낭만적이고 로맨틱하며 신기하고 어이없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운하가 바로 3층이라는 점. 그 아래 1층에는 카지노가 있다. 누가 설계했는지 천재 인정에 엄지척을 추가해 주고 싶다.

연간 2천만 명 이상이 방문한다는 이곳은 1999년 베네시안 호텔과 함께 문을 열었다. 운하를 따라 걸으면 펼쳐지는 웅장한 산마르코 광장은 저녁이 되면 시간에 맞게 하늘을 어둡게 해놓는다. 한 쪽 무대에선 오페라나 라이브 밴드들이 공연을 펼쳐지기도 하고 우아하게 미리 세팅되어 있는 광장의 테이블에는 사람들로 가득하며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어두운 하늘과 흐린 조명과 그 빛에 반사된 와인잔의 투명함이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찰랑찰랑 물길이 흐르는 운하를 따라 조금 더 걸어가면 이 쇼핑몰의 유명 백화점인 바니스 뉴욕의 매장이 보이고 그 너머로는 2007년 말에 새로 문을 열었던 팔라조 호텔의 쇼핑몰이 이어진다. 노천카페 옆으로 유유히 흐르는 운하를 따라가다 보면 밀짚모자와 줄무늬 셔츠를 입은 곤돌라 뱃사공들은 오솔레미오 노래를 부르거나 인사를 하며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강 안에는 사람들이 행운을 위해 던진 동전들로 가득하다. 강 바닥을 푸른 색으로 칠해 마치 실제 강 위에 떠있는 듯한 느낌이다.

자그마치 호텔 3층에 낭만의 도시 이탈리아의 베니스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풍경과 구불구불 이어진 수로를 따라 상점들이 즐비하게 늘어 선 베네시안 쇼핑 몰. 500,000sf의 초대형 몰인 이곳은 라스베가스 최고의 명물 중 하나로 유료 곤돌라가 운영되고 인간 석고상, 베네시안 트리오의 연주나 각종 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가 벌어지기도 한다. 유럽에 갈 시간이 없다면 라스베가스에서 다양한 도시의 색다름을 만끽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